"그럼 방학 때 같이 여행이나 갈까?"
2019년 10월 중순쯤이었나, 같은 동아리를 하던 형과 학교 앞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홀짝이며 얘기하고 있었다. 당시에 나는 1학기 휴학을 하고 그다음 해 2월에 입대가 예정되어 있었고, 형은 다음 해 1월부터 대학원에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 대화의 주제는 군대와 대학원이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우리 두 명 다 지금 아니면 여행 갈 시간 없다"라고 신세한탄(?)을 하게 되었다. 형은 가고 싶어서 가는 대학원이긴 하지만 졸업할 때까지 학회 아니면 해외여행 갈 기회가 거의 없고, 뭐 군대 가는 나는 당연히 못 가는 거니까... 그때 장난 삼아 "그럼 방학 때 같이 여행이나 갈까?"라고 말했는데, 이 한 문장이 산티아고 순례길로 떠난 여행의 시작이었다.
그 말을 시작으로 우리는 노트북을 꺼내 여행지 검색을 시작했다. 1주 유럽 여행 코스, 2주 유럽 여행... 이것저것 검색을 하다가 휴학하고 tving으로 보던 스페인 하숙이 생각나서, 형에게 산티아고 순례길 어떠냐고 물어봤다. 형도 순례길을 들어봐서 알고는 있었고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군대 가면 행군 많이 할 건데 입대 전 마지막 여행으로 순례길을 간다는 게 웃기긴 했지만, 원래 걷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형도 좋다고 하니 다른 선택지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분명 장난으로 한 말이었지만 진짜 여행 가는 분위기로 흘러갔고, 어느새 여행 세부 계획도 짜고 있었다.
형 대학원 출근 시작일 때문에 아주 길게는 가지 못해서 여행 기간은 2주 정도로 정했다. 산티아고 순례길 중 가장 유명한 프랑스 길을 완주하는데 30~40일 정도 걸린다고 해서, 포루투갈 길로 가기로 했다. 포르투갈 길도 리스본에서 출발하여 산티아고까지 620km 정도로 27일 정도 걸려서, 중간 지점인 포르투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포르투에서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260~280km를 10일 동안 완주하고, 나머지 기간은 포르투에 돌아와서 관광하는 걸로 대략 계획을 세우고 헤어졌다.
항공권 구매
몇 일 뒤에 형은 교수님께 여행 다녀온 뒤부터 출근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고, 10월 23일 항공권을 구매했다. 가장 싼 항공권을 사기 위해 환불 안 해주기로 악명 높은 travel2be에서 항공권을 예약했다.
최저가 항공권의 결과는 경유가 2번!!
경유 2번하는 김에 레이오버로 중국과 스위스 구경도 할 겸, 경유 시간이 긴 항공권을 구매했다.
travel2be에서 항공권 샀으니, 이제 취소도 못한다.
여행 준비 잘 하고, 재밌게 즐기다 오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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